아.. 추석 연휴때 부산 여행가서
근 일주일간 포스팅을 안했더니
구글에서 광고 안 걸어준다고
경고 메일이 왔다.
귀찮지만 떨리는 손으로
오늘도 포스팅을 해 본다..
이번 추석때 4박 5일로 부산 여행을 다녀왔다.
해운대 라마다 호텔과 그랜드 조선 호텔
이렇게 두 군데에 머물며
주로 해운대 주변을 돌아다녔다.
첫째날 밤, 애를 재우고 잠이 안와
새벽 2시까지 홀로 해운대 일대를 서성였다.
마치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서성거리는
한 마리의 고독한 표범처럼...
그러다 해리단길에 접어 들었는데
밤 늦은 시각에 눈에 띄는
레스토랑이 하나 있었다.

가게 이름이 코지 하우스,
아늑한 집이란다..
저기서 밥을 먹으면
아늑한 집처럼 편하게 느껴지나보다.
(나만의 추측이다)

해리단길에 위치한 코지 하우스는
네이버에 쳐보면 정확한 위치가 나온다.
가고 싶은 사람들은 알아서
잘 찾아가시기 바란다.
참고로 나 같은 천하의 길치도
쉽게 찾아갈 수 있을 정도다.

잠 못 들던 첫째날 밤,
해리단길에서 이 레스토랑을 찜하고는
둘째날 저녁에 따님을 데리고 갔다.
아내는 왜 안 데려갔냐고?
그 날 아내는 피곤하다며
남은 피자를 싸 갖고 오라고 했다.
나는 웃으며
과연 남는 피자가 있을것 같냐고
아내에게 대꾸했다.
아내는 아무 말 없이
험상궂은 얼굴로
팔뚝을 흔들어 보였다.
(맞으면 많이 아프다.
맞아본 사람만 안다..)
그래서 나는 3조각이면
충분하겠냐고 물었다.
......

저녁 6시반 정도에 갔는데
레스토랑 앞에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결국 한시간 조금 넘게 기다린 끝에
들어가자마자 자리에 앉기도 전에
"여기 새우로제파스타 하나랑
까르보나라 파스타,
마르게리따 피자요!"를 외쳤다.
사장님은 아주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곧 가져다드리겠습니다 하시더니
15분 넘게 기다린 끝에
저 새우로제파스타 하나를
가져다 주셨다.
음...
맛있다.
긴 시간 기다리며 쌓여있던 울분이
한 입 먹고 살짝 없어졌다.
뒤늦게 가격표를 본다.
오.. 싸다...
대부분의 파스타가 7~9천원 정도이고
새우로제파스타는 바게트도 나오는데
12,900원이다.
기분이 좋아진다..
(아... 나란 놈은 정말......)

두 번째로 까르보나라 파스타가 나왔다.
느끼리댕댕한 본연의 맛이 잘 느끼진..
아니, 느껴진다.
합격이다.
가격표를 확인해보니 8,900원이다.
캬.
좋다...

마지막으로 마르게리따 피자가 나왔다.
사실 따님께서는 이걸 먹기 위해
한 시간을 넘게 기다렸다.
기다리다지쳐 몇 번이나 다른데 가자는
아빠의 부탁과 협박을 이겨가며 버틴
따님께서 배가 부르다며..
안먹겠덴다.
앞 전의 파스타 두 종류를 먹으며
좋아졌던 기분이 급시간에 나빠진다.
화가나서 내가 다 먹어버렸다.
(거짓말하지 않겠다.
맛있어서 먹었다..)
다행히 한 조각을 남기고
"3조각 싸갖고 와" 외치던
아내의 무언의 팔뚝질이 생각났다.
사장님께 부탁해 한 조각을
정성스래 포장해
딸과 함께 호텔방으로 돌아왔다.
다행히 아내는 기다리던 중에
배가 쪼그라들어 많이 못먹겠다며
한 조각으로 만족해했다.
참 다행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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