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식구가 제일 좋아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소개하고자 한다.
삼청동의 오랜 터줏대감이자,
감히 최고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라
부를 수 있는 곳.
(내 기준이다 ㄷㄷㄷ)

그 이름도 유명한,
"수와래" 되시겠다.

토요일 오후, 어린이 미사가 끝나고
청담동에서 출발했는데 삼청동까지
자그마치 50분이 걸렸다.
평소 주말보다 훨씬 더 길이 막혔는데
그 이유는 나중에 알게되었다.
삼청동은 주차가 참 불편한 곳인데
수와래는 인근 20여미터 거리에
민간 주차장이 하나 있어서
그나마 편리한 편이다.

수와래는 들어갈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아주 추운 날이 아닌 한 항상 저렇게
큰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어 시원시원하다.

우리 식구는 보통 파스타 3종류를 시켜 먹는 편인데
이 날은 셋 다 너무 허기지고
오랜만에 제대로 먹어보잔 마음에
5만원짜리 B 세트를 주문했다.
구성은,
식전빵 + 샐러드 + 스테이크(250g) +
피자 or 파스타에 음료
(와인 or 맥주 or 에이드) 2잔이 나온다.
우리는 이 날 B 세트에
파스타도 1개를 더 추가해서
오랜만에 아주 푸짐하게 먹었다.
샐러드도 양도 푸짐하고
드레싱도 아주 새콤하니 맛지다.
그나저나 식전빵은 나오자마자
따님께서 먹어버려서 사진도 못 찍었네...

제일먼저 나온 볼로네제 파스타.
다진 고기를 이용한 기름진 맛이 나면서도
적당한 매콤함이 감칠맛 난다.
개인적으로 내가 아주 좋아하는 파스타.

아내가 제일 좋아하는 빠네.
크림 파스타인데 아내는 이게 나오면
수저를 먼저 들고 국물(?)먼저
무슨 설렁탕 먹듯이 여러번 맛을 본다.
에피타이저로 나오는 식전빵을 아껴뒀다
여기에 찍어먹어도 아주 맛있다.
빠네는 커다른 빵이 파스타를
위 아래 위위 아래로 감싸고 있는데,
처음 이 빵 부분을 칼로 잘 잘라서
그 탄탄한 식감을 맛본 후
안에 있는 베이컨과 피망이 어우러진
고소한 면을 맛볼때면 마음속으로
'맛 . 있 . 다 ......'를 여러번 외치게 된다.

음료로 아내가 시킨 레드 와인.
수와래는 여러 종류의 와인도 보유하고 있는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우리 식구는 주로 파스타를 즐기는 편이지만
여유가 된다면 칼질(?)에
와인을 즐겨도 좋을 법하다.

오훙~
드디어 스테이크가 나왔다.
안심과 등심 중에 고를 수 있는데
내가 주차하고 있는 사이
아내가 이미 안심을 주문했던터다.
(나중에 내가 잘했다 칭찬해줬다 ㅋ)
사실 수와래를 오래동안 와봤지만
스테이크는 제대로 먹어보지 못했는데
이날 스테이크 맛에 정말 감탄했다.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따님께서 권하지도 않았는데
여러 번 입으로 가져가는 것을 보고
놀랄 지경이였다 ㅋ
좋은 고기임이 분명해 보였고
특히 소스가 기가막혔다.

내가 아내를 소개팅으로 처음 만나고
이후 첫번째 데이트를 했던 곳이
삼청동이였는데 그때가 2007년이였다.
(하...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이다 ㅜㅜ)
수와래는,
부침이 많은 동네인 삼청동에서
2000년부터 무려 23년동안
레스토랑을 운영해오고 있다.
이곳은 사장님과 직원들이
항상 친절하고 따뜻하게
손님들을 맞이해준다.
그리고 음식에는 정성이 가득하다.
단순히 맛있다라는 말로 부족하고,
뭐랄까,
친정 엄마가 만들어주신 것 같은
맛과 영양가 듬뿍의 음식같은 느낌?
그리고 심지어 가격도 좋다.
사실, 수와래 사장님께서는
코로나 이후 식자재 가격이 너무 올라서
많이 힘드셨다 한다.
하지만 레스토랑을 찾아와주는
손님들 생각을 하면
도저히 음식 가격을 올릴 수가
없었다 한다.
그래서 결국 가격을 올리지 않는대신
일부 셋트 메뉴는 주말 대신
주중에만 판매하는 것으로 바꾸셨다 한다.
아.....
그때 얘기하시는 사장님의
표정을 보고 알게되었다.
이 분은 진짜 단순히 돈 벌려고
음식장사하는 사업가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맛있는 요리와
행복을 전달하는 아티스트란 것을...
수와래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번창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저녁을 맛있게 잘 먹고
어슬렁거리며 덕수궁으로 왔는데,
정동야행으로 인산인해였다.

따님께서 체험행사 해보고 싶다해서
아내가 5천원을 내고 그립톡인가를
만드는 행사 신청을 했다.

따님께서 조그만 손으로
뭔가를 조물딱 조물딱 열심히도
한참을 만들길래 뭔가... 하고
들여다봤다가,
그만 나도 몰래 눈물이 핑 돌았다.
가을이라 바람이 많이 불다보니
눈에 먼지가 들어갔나보다..
'고독한 미식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화문의 숨겨진 피자 맛집 (더플레이 광화문 SFC점) (36) | 2023.10.21 |
---|---|
귀엽고 맛있는 크루아상 (이웃집통통이) (57) | 2023.10.19 |
신사동에서 벨기에 와플을 (디저트로이) (60) | 2023.10.08 |
해리단길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코지하우스) (52) | 2023.10.05 |
평범해보이지만 맛은 특별한 탕수육 (화성춘) (5) | 2023.09.24 |